인공지능과 경제성장: 인공지능은 경제 성장의 촉진제가 될 수 있을까
2020년 5월 12일
김지희 (교수, KAIST 경영대학 기술경영학부)
인류가 이제껏 경험했던 기술 혁신은 폭발적인 성장(성장률의 증가)을 가져온 적은 없지만, 산업혁명 이후 지난 150년동안 지속적인 성장의 원동력이었다. 그런데 국제 금융 위기를 겪고 난 뒤인 약 10여년전부터 미국과 유럽의 경제 선진국들이 기대치 보다 낮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시작되었다. 기술 혁신과 그에 따른 생산성의 향상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에 이제는 저성장이 당연하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기술의 빠른 발전에도 이러한 우려는 사라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이전의 경제 성장세를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일까. 아니면 저성장을 넘어 폭발적인 경제 성장, 즉 특이점과 같은 전혀 새로운 양상의 경제 성장을 가능하게 할까.
이 글에서는 위의 질문에 대한 경제학 연구와 경제학자들의 의견을 살펴본다. 경제학 이론에 의하면 인공지능 기술이 스스로 발전할 수 있게 되더라도 ‘모든 생산 활동의 완전한 자동화’가 힘들다면 폭발적인 경제 성장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보몰의 비용 질병 원리(Baumol’s cost disease) 때문에 자동화되지 못한 작업들이 경제 성장에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경제학자들의 의견을 살펴보면 반 정도가 조심스러운 입장 –‘앞으로의 기술 발전으로 저성장을 벗어날 수 있을지 확실하게 알 수 없다’ – 을 취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을 경제 전반에 응용할 수 있는 환경적 기반이 마련된다면, 인공지능 기술이 이전의 경제 성장세를 회복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머지 반에서는 우세하다. 또한 경제학자들은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일자리 문제나 불평등 심화 등의 경제적 손실이 생산성 향상과 같은 경제적 이익보다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